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8일 "현재 국제유가(두바이유)가 150달러까지 오른다고 가정하면 물가는 현재보다 0.5% 오르고, 성장률은 0.5%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회의 이후 가진 기자설명회에서 이 같이 말하며 "국제 유가(두바이유)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서면서 국내 경제의 큰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원유 수입의 8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는 한 달 새 13%가량 상승했다. 다만 앞으로 더 오르지 않고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하락한다면 중기적인 물가 관리목표치 달성에는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국내 물가에 대해서는 일반 국민의 체감물가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전문가들보다 일반 국민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은데 이는 생활물가가 크게 오른 영향이 크다"며 "일반 경제주체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해 체감물가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일반인 기대 인플레이션은 4%대를 유지하며 전문가 컨세서스(시장 추정 평균치)인 3.1%와는 0.5~0.8%p 격차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3.1% 상승, 지난 1월(3.4%)보다 상승폭이 둔화된 반면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4%대를 기록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김 총재는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위기를 불러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준금리라는 `큰 칼'을 쓸지는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소득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DSR)이 높은 과다채무 가구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며 "미시적 해결책을 우선 강구한 뒤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를 우선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내 경제성장세가 더 둔화되지는 않고 있다는 게 금통위는 금통위의 진단이다.
금통위는 "앞으로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더 둔화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건설투자가 부진했으나 소비와 설비투자가 증가했고 수출도 꾸준한 신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분간 해외 위험요인의 영향 등으로 하방위험이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점차 장기추세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25%에서 동결한다고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0.25%포인트 인상된 뒤 내리 9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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