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산운용사가 시중은행 2곳에서 1300억원어치만 판매할 예정이던 공모주 펀드가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간 지 2개월여 만에 700억원 가까이 팔려나갔다. “연 10% 안팎 수준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도록 설계된 게 투자자들의 욕구를 자극했다”는 게 판매담당 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8월 이후 급락장을 거치면서 개인 펀드투자자들의 ‘눈높이’가 과거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가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펀드 투자 때 기대하는 연평균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연 20% 이상’이라고 답한 비중은 크게 줄어든 반면 ‘연 20% 미만’이라는 답변은 급증했다.
◆낮아진 기대수익률
금융투자협회가 개인 펀드투자자 787명을 대상으로 조사, 7일 발표한 ‘2011 투자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펀드 투자에 따른 적정 기대수익률이 ‘연 10~19%’라고 답한 사람은 63.5%에 달했다. 이는 전년(31.9%)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10% 미만’이라고 대답한 응답자도 2.0%에서 4.3%로 늘어났다.
반면 ‘20~29%’라고 답한 투자자는 38.4%에서 19.3%로 감소했다. ‘30~49%’라는 응답자도 23.8%에서 12.8%로 줄었다. 펀드에 투자하는 개인들의 적정 연평균 기대수익률 평균치는 16.4%로 전년(21.8%)에 비해 5.4%포인트 하락했다.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의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개인투자자 5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적정 기대수익률이 ‘연 10~15%’라고 답한 응답자는 전년의 33%에서 38%로 증가했다. ‘15~20%’라는 답변은 28%에서 23%로 감소했다.
이상수 신한은행 서초PB센터장은 “지난해 8월 이후 급락장을 거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이 많이 낮아진 상황”이라며 “연 10% 안팎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공모주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높아진 안정형 펀드 선호도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면서 국내외 주식형펀드의 투자비중은 줄어든 반면 개인연금 채권형 펀드 혼합형 펀드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품의 가입 비중이 늘어났다. 제로인 설문 중 ‘현재 투자하고 있는 펀드 유형’에 대한 질문에 ‘국내 주식형 펀드’라고 답한 비중(복수응답)은 작년 94%에서 90%로, ‘해외 주식형’ 비중은 59%에서 49%로 각각 감소했다.
반면 ‘국내 혼합형’은 24%에서 31%로 증가했다. 개인연금(25→32%) 국내 채권형(7→12%) 등 다른 안정 지향형 금융투자상품의 비중도 늘었다.
김진형 삼성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은 “공모주펀드 인덱스펀드 헤지펀드 등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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